【통곡의 수기】문재인에 “대참패”, 진실을 잃은 나라의 비극(【慟哭の手記】文在寅に「大惨敗」、真実を喪失した国の悲劇)|변희재(邊熙宰) 문재인 정권의 '역사적 대승리'로 끝난 한국 총선. 우한폐렴의 영향이 지적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 '한국 보수 대참패'의 뒤에 있는 '진실'을 잃은 나라의 비극

아무리 진실을 호소해도 국민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2016년 12월 9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가결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선진국 기준으로 보면 졸속을 넘어 불법 수준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측근 최서원과 함께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뇌물을 받았다면서 탄핵의견서의 증거로 제시된 것은 고작 추측으로 써댄 언론사 기사 20여개 뿐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런 부실한 증거만 갖고서 박대통령 측의 정당한 반론권도 보장하지 않은 채 4개월 만에 탄핵을 선고해버렸다. 그뒤에 박대통령은 역시 같은 방식의 엉터리 재판을 받고 뇌물죄 등으로 구속된 뒤 아직도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다.

대한민국의 보수진영은 거짓과 허위로 진행된 탄핵과정과 박 대통령 재판 과정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아무리 진실을 호소해도, 국민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진실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법원은, 판결문에조차 허위사실을 그대로 게재하는 일이 벌어졌다.

탄핵 이후 좌파 성향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장률은 2%대로 건국 이래 최악의 수준이었다. 외교와 안보는 여전히 불안하고,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의 질은 점차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월 5월 전국지방자치에 선거 때 문재인 정부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에서 승리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체 선거 이래 여당의 유례없는 압승이었다. 이때는 선거 바로 직전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남쪽에 있는 한국 측 판문점을 방문, 남북평화에 대한 기대치가 급상승했다. 그러다보니 보수 측에서는 문재인과 김정은의 평화쇼로 지자체 선거 승리를 훔쳐갔다는 분석을 했다.

보수 대참패, "진실"이 사라져버린 나라

2019년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문재인과 김정은 평화쇼는 주춤해졌다. 같은해 9월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패 의혹이 쏟아지면서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르게 된다. 그러다보니 2020년 4월 15일의 국회의원 총선에서만큼은 당연히 보수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문재인 정부의 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이길 것을 확신했다. 심지어 전체 의석수의 3분의 2, 개헌 가능성인 200석 이상을 보수야당이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또 다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180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보수야당은 그 절반 수준인 103석이었다. 이 역시 건국 이래 집권 여당의 최대승 수준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이번 총선의 참패 원인으로 보수야당 지도부들의 공천실패, 리더십 부족 등을 거론한다. 그러나, 그렇다면 2년 전 지자체 참패, 또 이보다 2년 전 거짓 탄핵의 성공과 문재인의 대권 승리 등은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보수진영의 연속적인 패배는 단순히 특정 정당과 세력의 선거전략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보수주의적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소인 ‘진실’이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여중생이 "이제 저는 소가 되어 죽을 거에요"

2007년 대선에서, 좌파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보수 이명박 후보가 49%의 득표율로 압승을 했다. 좌파의 정동영 후보는 26%에 불과했다. 당시 또 다른 보수 후보인 이회창도 15%의 득표율을 얻었다는 점에서, 좌파진영은 궤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

그 다음해 2008년에 열린 총선에서도 보수 세력은 총합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얻었다. 대선과 총선에서의 잇따른 패배로 좌파진영은 위기감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공영방송 MBC의 광우병 관련 거짓보도 하나로 이 판세는 완전히 뒤집어진다.

총선 직후인 2008년 4월 29일 MBC 측은 인간광우병 위험을 다룬 특집 방송을 하나 내보낸다. 광우병에 걸린 듯한 소들이 쓰러져있는 장면, 마치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은 듯한 딸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어머니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특히 유전적으로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결론은 전 국민을 공포에 빠뜨렸다. 이에 한미FTA 선결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연령제한을 풀어버린 이명박 정권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약 100일 간, 대한민국은 좌파 시위대와 광우병 공포에 빠진 국민들에 장악당했고 이명박 정권은 무너질 위기에 처한다. 이 당시 시위에 참여한 여중생은 “이제 저는 소가 되어 죽을 거에요”라는 말로 울기도 했고, 유명 여배우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바에야 차라리 청산가리를 털어넣겠다”는 극언도 일삼았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적 분노에 항복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연령제한을 30개월로 지정했다.

공영방송이 보도한 내용은 전부 허위, 그러나 무죄라는 비정상

그러나 애초 MBC 측의 광우병 관련 보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었다. 쓰러진 소는 광우병 탓이 아니었고, 죽은 딸도 인간광우병 탓이 아니었다. 한국인이 인간광우병에 가장 취약하다는 결론도 전혀 근거가 없었다. 공영방송사의 아무런 근거도 없는 거짓보도로 정권이 휘청거리며 백기를 든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관련 재판을 통해 이런 거짓보도를 주도한 MBC 관계자들이 거짓임을 알고도 보도를 했음은 확인됐지만 이들은 공익적 목적이었다는 이유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바로 이때부터 좌파 진영은 특히 언론을 중심으로 시도 때도 없이 거짓선동을 일삼았고, 보수진영은 진실투쟁을 기피해왔다. 박근혜 정권 들어서는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여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좌파진영에서는 박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이후 “7시간 동안 호텔룸에서 연애를 했다”, “성형수술을 했다”, “마약을 했다”는 등 온갖 거짓을 일삼았다. 이 세월호 침몰 후 7시간 동안의 박대통령의 행적은 나중에 탄핵의 사유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루머는 다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경악할 만한 판결, 병역비리 의혹과 ‘제국의 위안부’

박 대통령 탄핵을 전후로 해서 두 가지의 황당한 판결도 나왔다. 2016년 2월 17일, 영상의학 전문가 양승오 의학박사가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벌금 1천만원 선고를 받았다. 양승오 박사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박 시장의 아들의 X-RAY, MRI 사진 등은 본인 것이 아닌 대리인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 내내 양승오 박사 측은 박 시장의 아들을 증인으로 소환해, X-RAY를 한번만 더 찍어볼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거듭된 증인소환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의 아들은 끝까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양 박사는 결국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대통령 탄핵 이후인 2017년 10월 27일 박유하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가 자신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1심 무죄 판결이 뒤집혀 2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은 박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서, 이는 사실이 아닌 허위라고 판결하면서도 그 허위성의 입증여부와 관련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또한 단지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박 교수가 고의성까지 단정해버렸다.

이 두 가지 모두 언론 출판의 자유는 물론, 전문가의 전문성을 중시여기는 보수진영에서는 경악할 만한 판결이었다. 그러나 광우병 거짓난동 이후 이미 대한민국 보수진영은 진실을 무기로 싸워나갈 용기도 의지도 잃어버렸다. 몇몇 소수의 지식인들만이 이에 분개하고 진실투쟁을 지속했을 뿐, 특히 제도권 보수야당의 경우는 이를 아예 무시했다.

특히 이중 위안부 문제는, 결국 박근혜 정권과 아베정권과 애써 이룬 위안부 합의를 문재인 정권이 파기하는 데까지 이르렀고,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까지 빚게 되었다. 학자의 학문적 진실을 법원이 보호해주지 않은 것이, 국익에까지 큰 해악을 끼치게 된 것이다.

좌익진영과의 진실투쟁을 전부 포기한 보수진영

2019년 2월 8일, 보수야당의 국회의원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북한군 개입론을 다루는 세미나를 국회에서 개최했다는 이유로 좌익언론과 시민단체들에게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다. 여론의 눈치를 본 보수야당은 이들에게 징계를 내리게 된다. 이제는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학술 세미나를 열었다고 자당으로부터 징계를 받기까지에 이르른 것이다.

이렇듯 대한민국 보수진영은 2008년도 광우병 거짓난동 이후, 좌익과의 진실투쟁을 모조리 포기해버렸다. 그러자 좌익진영은 마음놓고 거짓선동으로 보수진영에 대해서 총공격을 해댔고, 거짓으로 탄핵을 관철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수야당의 총선 후보인 차명진, 김대호, 주동식 등은 총선 막판, 유세과정에서의 발언으로 역시 자당으로부터 징계와 비판을 받아야 했다. 차명진의 경우 세월호 사건의 유가족들이 농성 텐트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발언이 세월호 유가족 폄하로, 또 김대호는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장애인이 될 수 있으니 노인 복지가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노인 폄하로 음해되었다. 주동식은 전라도 광주에 출마하여, “광주가 언제까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제사만 지낼 것이냐”는 발언 때문에 광주 폄하로 여론의 집중 비판을 받았다. 이들 세 명의 발언과 징계 여부는 총선 마지막날까지 최대 이슈였었고, 김대호와 차명진에 대해서는 제명까지 불사했던 보수야당에 보수층 유권자들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무너진다

건국 이래 보수야당의 사상 최대의 참패에, 보수진영에서는 패배 원인 분석과 대안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이번에는 보수 유투버들을 중심으로 선거부정 이슈를 키우며 선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투표 집계 등에 있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은 통계적으로 실무적으로 도무지 아무런 근거도 없지만, 총선 참패의 충격에 빠진 보수층에게는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보수진영은 진실투쟁을 회피하는 것을 넘어 이제 스스로 좌익들처럼 거짓선동까지 시작하게 됐다.

보수주의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점진적으로 개선 발전해나가는 이념이다. 이를 위해선 체제가 안정되어야 하고, 그 기반은 바로 법치주의와 진실이다.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에서는 진실이 존중받지 못하면서, 진실을 말한 보수인사들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필자 역시 탄핵을 촉발한 태블릿 사건의 진실을 밝히다가 OECD 주요국가 언론인 중에서는 사실상 최초로 체포 구속이 이뤄졌고 이후 1년 간 투옥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졌다는 건, 대한민국에서 보수주의 이념은 이미 전혀 적용이 안 되고 있는 것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언제든지 무너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여의도 국회를 중심으로 이번 총선의 참패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지만, 결국 보수진영이 스스로 내팽겨쳤던 진실부터 다시 찾아와야 보수주의 이념이 부활하고, 선거도 이길 수 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좌익의 선동과 음해가 두려워 진실을 회피하고 바른 말을 하지 않는 바로 그 보수진영에 대해서 국민들이 탄핵부터, 대선, 지자체, 총선까지 연속적으로 심판해왔다는 점을 기꺼이 인정하는 데서 대한민국 보수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변희재(邊熙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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